등록되지 못한 난청
보청기 지원금을 찾다 보면 두 가지 제도가 뒤섞여 나옵니다. 하나는 청각장애로 등록된 사람을 위한 건강보험 급여이고, 다른 하나는 정반대로 장애 등록이 안 된 어르신을 위한 지자체 사업입니다. 왜 이렇게 나뉘어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장애 등록 기준에 못 미치는 난청
청각장애로 등록되려면 청력손실 정도가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일상생활에서 소리를 잘 듣지 못해 불편을 겪는 어르신이 상당히 많다는 점입니다. 나이가 들며 서서히 진행되는 노인성 난청은 장애 판정 기준과 실제 불편함 사이에 간극을 만들어냅니다. 이 간극에 놓인 어르신들은 건강보험 보청기 급여 대상에서 빠지게 됩니다.
지자체가 조례로 메운 빈틈
이런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여러 지자체가 자체 조례를 만들어 노인 보청기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주시, 화성시 같은 지자체들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노인성 난청 진단만으로도 최대 117만9천원까지 실구입비를 지원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사업들이 하나같이 "청각장애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라는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가 제도(건강보험 급여)와 지자체 제도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역할을 정확히 나눠놓은 셈입니다.
지자체별로 조건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나주시는 특정 청력손실 수치(한쪽 귀 40~80데시벨, 다른 쪽 40~60데시벨)를 요구하는 반면, 화성시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노인성 난청 진단서만으로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거주하는 지자체마다 세부 요건이 다르므로,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평생 1회라는 제한이 있는 이유
대부분의 지자체 사업은 1인 평생 1회로 지원을 제한하고, 최근 5년 이내 다른 법령이나 사업을 통해 이미 보청기 급여를 받은 적이 있다면 제외합니다. 한정된 지자체 예산으로 최대한 많은 어르신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장치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지원사업은 "장애까지는 아니지만 분명히 불편한" 노인성 난청이라는, 제도의 틈새를 메우기 위해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만든 안전망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