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밀어낸 사람들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묶은 규제가 시행된 뒤, 정작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동아일보 단독 보도가 짚은 숫자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규제의 파장
- 2025년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대책' 시행 — 전 금융권(카드론 포함)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
- 대부업체 신규 이용자 14만명 증가(동아일보 단독 보도)
-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액: 2026년 1분기 1조7,477억원(전년동기 2조7,467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감소)
- 같은 기간 대출 건수: 18만652건 → 15만7,762건(2만건 이상 감소)
왜 하필 중·저신용자가 먼저 밀려났나
신용대출 한도 규제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전 금융권에 일괄 적용됐습니다. 문제는 원래 신용대출 의존도가 높았던 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일수록 이 규제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입니다. 2금융권(저축은행·카드사 등)이 규제 부담으로 대출 영업 자체를 축소하면서, 이들이 이용하던 급전 창구가 통째로 좁아진 겁니다.
제도권 금융에서 막힌 급전 수요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금리의 대부업체로 옮겨간다는 점이 이번 규제의 역설입니다. 갭투자를 막으려던 규제가, 의도와 다르게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먼저 건드린 셈입니다.
정부가 4월에 내놓은 예외 상품
금융위원회는 이런 부작용을 의식한 듯, 2026년 4월 말 연소득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생활안정자금대출' 상품을 허용했습니다.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만 이용할 수 있고 한도는 1,000만원, 금리는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대출 수준인 연 10% 중후반대로 예상됩니다. SBI저축은행·OK저축은행이 6월 말 먼저 출시했고, 카드사·캐피털사도 출시를 검토 중입니다.
규제 한 번으로 시장이 예상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걸, 이번 신용대출 한도 규제의 파장이 잘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