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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면 다르다

삼성전자 사내대출이 DSR 규제를 안 받는다는 소식에, "그럼 은행 대출까지 더해서 훨씬 큰돈을 빌릴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구조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순위 근저당이라는 변수

삼성전자는 사내대출을 실행하면서 해당 주택에 대출금의 약 110~120% 수준으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합니다. 5억원을 빌리면 최대 6억원 규모의 선순위 근저당이 잡히는 셈입니다. 은행은 추가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이 선순위 채권과 담보가치를 함께 따집니다. 즉 사내대출을 먼저 받았다고 해서, 은행에서 별도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그대로 남아있는 게 아닙니다.

15억 아파트로 보는 실제 계산

15억원짜리 주택에 LTV 40%를 적용하면 담보 기준 대출 가능액은 6억원입니다. 여기에 사내대출로 인한 6억원 규모의 선순위 근저당이 설정되면, 은행이 추가로 빌려줄 수 있는 담보 여력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후순위 대출도 선순위 채권을 감안해 한도가 정해지는 데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과 상환능력 심사를 그대로 받아야 합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사내대출의 DSR 미적용만 보고 추가 대출 여력이 크게 늘어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최대 5억원, 연 1.5%라는 조건만 보면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근저당 구조까지 함께 보면 실제 레버리지 효과는 상당 부분 제한됩니다.

왜 이렇게 설계됐을까

삼성전자는 사내 대출 대상 주택에 가액과 지역별 면적 제한을 함께 설정했습니다. 정부가 LTV·DSR 등 금융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사내대출이 규제 우회 통로로 쓰여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춘 행보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매매 대출을 받으면 1개월 이내 전입·실거주 요건도 붙습니다.

결국 DSR 예외라는 타이틀만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근저당 설정 방식과 담보 여력 계산까지 함께 따져봐야 실제로 얼마를 더 빌릴 수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금융업계 보도와 공시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