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제도가 겨눈 진짜 과녁

9월 10일부터 시행된 8주룰을 두고 '나이롱 환자 잡는 제도'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통계를 뜯어보면, 이 제도가 실제로 겨눈 지점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배경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지급된 한방 진료비는 1조6972억원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60.4%를 차지했습니다. 게다가 8주 넘게 치료받은 경상환자 중 87.8%가 한방 치료를 이용했습니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8주룰이 사실상 장기화되는 한방 치료 관행을 정조준한 제도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손해율이라는 압박

대형 손보사들의 올해 1~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4%대로,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80%를 꾸준히 웃돌고 있습니다. 올해 2월 보험료 인상까지 했음에도 손해율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이 부담이 다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습니다. 보험연구원은 8주룰이 안착하면 손해율이 2~3%포인트 개선되고, 약 6000억원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제도는 사실 작년 6월 도입이 공식화된 뒤, 올해 1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됐습니다. 하지만 세부 기준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9월로 미뤄졌습니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제도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발하는 쪽의 논리

대한한의사협회는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8주 이내 치료 종결 비율'에 실제 회복 기간뿐 아니라 보험금 합의나 보상 관행 같은 다른 요인도 반영됐을 수 있다며, '8주'라는 기준 자체의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자동차보험환자치료권익연대는 회복이 더딜 수 있는 노인과 장애인이 예외 대상에서 빠진 점, 환자가 직접 진단서 등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문제 삼았습니다.

결국 데이터가 판가름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 후 최소 3~6개월의 데이터가 쌓여야 실질적인 손해율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8주 이내 진료 횟수와 치료비가 함께 늘지는 않는지, 11급 진단이 급증하지 않는지를 함께 살펴야 제도의 실제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험개발원도 연령·상해급수·치료 방법에 따른 통상 치료기간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입니다.

결국 8주룰의 성패는 불필요한 장기치료를 얼마나 줄였는지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정상적인 치료까지 막지는 않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금융당국 발표와 보험업계 보도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