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서 청장으로
몰라서 더 낸 종부세를 국세청이 먼저 찾아 돌려주겠다는 소식, 이례적으로 들리실 겁니다. 이 정책 변화 뒤에는 한 사람의 오랜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024년, 국회의원이 던진 질문
임광현 현 국세청장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24년 10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특례 적용 유불리를 국세청이 사전에 안내하도록 하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당시 문제의식은 단순했습니다. 특례 신청이 항상 유리한 게 아닌데, 납세자 대부분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선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발의자가 곧 집행자가 되다
그가 2026년 국세청장이 되면서, 과거 자신이 제기했던 문제를 이번엔 직접 정책으로 실현하게 됐습니다. 지난 12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그는 "올해부터 국세청이 최초로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게 가장 유리한 종부세를 먼저 계산해서 알려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원 시절의 문제 제기가 실제 세정으로 이어지기까지 2년이 걸린 셈입니다.
이번 조치는 안내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임 청장은 "그동안 몰라서 많이 낸 종부세도 찾아서 돌려드리겠다"고 밝히며, 납세자가 직접 경정을 청구하길 기다리는 대신 과세당국이 환급 대상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왜 이 제도가 유독 헷갈릴까
공동명의 1주택자 특례는 소유권을 바꾸는 절차가 아니라,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절차입니다. 특례를 신청하면 공시가격 12억원 공제에 세액공제까지 더해지지만, 신청하지 않으면 부부 각자 9억원씩(합산 18억원) 기본공제만 받습니다. 문제는 어느 쪽이 유리한지가 집값, 나이, 보유기간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일반 납세자가 이 셋을 동시에 계산해서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이번 정책은 "제도는 만들어놨으니 알아서 판단하라"던 기존 방식에서, "국가가 먼저 계산해서 보여주겠다"는 방식으로의 전환입니다. 한 정책 입안자의 문제의식이 실제 행정 서비스로 이어진 드문 사례이기도 합니다.
